=삶_미국=

[한미부부] 날개를 잃었다면 떠올려 보라

쏭오켈리 2025. 1. 9.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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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의 꼬리보다 뱀의 머리 

- 그것은 결핍이었다. 

- 또 다른 결핍이 필요하다. 

 

 

 

1996년 말,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하던 시절이었다. 

다들 인문계를 지원했지만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뉴스에서 고3 학생들이 세숫대야에 발을 담그고 땀을 뻘뻘흘리며 

공부하는 모습을 비추어줬는데, 

그렇게까지 해야하는 이유를 찾지 못했다. 

마침,  집안 형편도 좋지 않아 상고로 진학하기로 했다. 

나의 수준은 딱 중간 정도였다. 

너무 잘해서 당연히 인문계를 가야 한다는 생각을

할 수도 없었다. 

 

그리곤 고등학교도 용의 꼬리 보다 뱀의 머리로 선택했다. 

상대적으로 공부를 하지 않는 친구들로 인해, 

쉽게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10대 후반인 나에게는

나의 작은 세계에서

탑이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20대에 와서 다시 한번 생각해볼 기회가 되었다. 

 

나는 왜 그와 같은 선택을 했을까? 

과연 100% 나의 선택이였을까? 

 

나의 선택과 환경으로 인한 결정이였던 것 같다.

 

"우리 부모님은 좋으신 분들이지만 경제적으론 넉넉하지 않아 나에게 결핍을 주셨다. 

그것을 채우려면 꼭 원하는 기업에 취업해서 

이곳을 벗어나야 한다. 

다른 길은 없다

나는 이 동네가 너무 싫다"  

 

류시화님 [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p30  ] 

세상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도망칠 곳은 없다. 

그때 우리는 스스로 하늘을 만들고,

자신도 몰랐던 날개가 돋는다.

무엇인가 절실하게 갈구한 모든 순간이 날개였다. 

 

그게 3년간 인문계 고3처럼 공부한 가장 큰 이유였던 것 같다.

자발적인, 정말 필요해서, 벗어나고 싶어서 

발버둥 쳤고, 바꾸고 싶었던 모든 것이었다. 

그 결핍을 바른 에너지로 사용하면, 

엄청난 성장을 가져올 수 있다. 

 

성인이 된 이후로는 그 결핍을 찾으려 해도 

잘 찾아지지가 않는다. 

온전히 나의 환경의 해방을 위해서 그 결핍을 사용했다면, 

지금은 무엇을 위해서 결핍을 찾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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