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_미국=

[한미부부] 한 번씩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쏭오켈리 2025. 4. 11. 19:43
반응형

 

 
어제 36w차 병원을 다녀왔다.
한국 처럼 산부인과에서 초음파를 보고,
부인과 검진까지 한 번에 다 하지 않고,
각각 방문하여 진료 받아야 한다. 
병원끼리 협력이 되어 오전이나 며칠전에 초음파를 보면, 
그 결과를 부인과에 전달하여, 
내가 방문전에 의사가 미리 초음파 차트를 보고, 
특이사항이 있으면 알려준다.
순전히 내 편의에 따라서 그런 루틴으로 하기 시작했는데,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35세 이상 고위험군이라
매주 초음파를 봐야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나이에 따른 고위험군 범위를 누가 정한건지, 
의사들이 정했다고 하는데, 곱게 들리진 않는다. ㅋㅋㅋ) 

 
출산은 개인차가 큰 편이지만, 곰돌 동생네 아이는 
37주만에 나왔다고 한다. 
지난 몇 주간,  조기 출산을 대비해서
필요한 준비물을 급하게 준비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경험이 있어서, 
많은 아이용 제품들이 불필요하다는 것을
아는게 도움이 되었다. 
 
두 개의 병원 예약 사이에 시간이 남아
며칠 전 발견한 카페에 곰돌과 함께 가고 싶었다. 
맛난 커피와 베이글을 함께 먹고 
근처 동네를 탐험하기 시작했다. 
오래된 느낌이 있으면서 
조용하고, 정감가는 동네이고,
이사 오고 싶은 곳에 커피샵이 있어서 그런지 
여전히 손님이 많았다. 
 

Amouri cafe in Vienna

 
 
같은 동네에 태권도학원, 헬스장, 초콜렛가게, 시계가게, 등등 다앙한 가게들이 많았는데 
내가 좋아하는 재활용, 구제샵~ ㅋㅋㅋ 
영국발음의 할머니가 구역마다 어떤 제품이 진열되어 있는지 설명해주셨다. 
자원봉사 같은 느낌이 ㅋㅋㅋ 

Second hand shop
작은 타일들

 

 
오전 부터 오후 2시까지 병원진료 및 재활용 샵 투어, H마트 장보기를 하고 나서
집으로 왔더니 넘나 피곤했다.
카우치에 늘어져, 우연히 유투브를 보게 되었는데, 
개그맨 이경규씨가 40년 넘게
경험하고 나서 알게된 것들을
인터뷰 하는 내용이였다.
 
'흔히 아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보다는 
대확행(크고 확실한 행복)을 말한다. 
예로 엄마가 매일 싸주는 도시락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 도시락을 싸주시는 엄마의 존재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작은 것보다 큰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
 
우리가 평범한 삶속에 있을 때, 
그 이치를 깨닫는게 어렵다. 
 
페북 카페에 40대 초반이나 30대 후반 여성중에 
아이를 원하는데 쉽지 않다는 얘기들을 종종 보곤한다.
실제 곰돌 직장동료 중에 한국여성(40대 중반) 이신 분도 
아이를 갖기 어려워 결국 부부로 살기로 했다고 하셨다. 
 
병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곰돌과 한 얘기다. 
"결혼 하고 아이가 생기면 그것 자체로 행복하고,
아이가 없으면 또 다른 경험(캠핑, 여행)을
하는 걸로 즐기자" 
막상 임신이 되고 나니 집도 옮겨야하고,
개인적인 공간이 없어지고, 커리어도 조절해야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감사해야한다. 
아직까지 아무탈 없이 임신과정을 지나왔고,
아이도 건강하고,
 부모님들도 손자를 보실 기회가 생긴 것이다. 
무엇보다 간절히 아이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큰 걱정없이 아이가 찾아왔기 때문에
항상 고마워해야 한다"
 그래서 한 번씩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가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5년 전엔 내가 이곳에 있을 거라곤 생각치 못했다. 
아침마다 도시락을 싸줄 수 있는 남편이
생길 거라고 생각치 못했다. 
아이가 생길거라곤 생각치 못했다. 
 내 삶에서 예상치 못한 행복들이 찾아온 것을
감사해야 한다. 

내일 아침과 점심

 

반응형